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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계획과 생각 (커스텀 졸업)

 

 원래는 근 2년간 키보드 취미를 해오며 사용해온 기성품, 커스텀 키보드, 튜닝등을 모두 기록하려 했었는데 일에 치여서 살고 바쁘다보니 정작 글을 작성할 시간이 없었어요. 결국 리뷰하지 못한 키보드들이 산처럼 쌓여선 포기하고 ... 졸업작을 소개하려합니다.

 

 키보드 취미의 졸업 (하우징에 대한 졸업)은 다음과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1. TKL(텐키리스)배열 풀알루미늄, 보강노출 샌드위치결합, 리니어 스위치 키보드

 

 - 일단은 키보드 하우징은 받은 상태이며 끼워줄 GMK Jamon 키캡은 배송중인 상태입니다. 기판이 도착하지 않아서 아직 조립은 하지 못했어요. 완성작의 리뷰와 사진은 조립이 끝나는대로 작성할 계획입니다. 대충 다음주나 다다음주가 되겠죠?

 - 샌드위치 결합도 비노출 방식, 노출방식, 상하판이 물어주는 부분에 따라서 키감이 다른데 저는 개인적으로 보강노출식 샌드위치 결합이 마음에 들어서 메인 커스텀 키보드로 이 키보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단단하지만 약간의 동동거림이 있어 울림을 아예 죽여버리지 않는 느낌이라 생각하시면 편해요.

 - 받은 키보드의 보강판 체결 규격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별도로 공장을 찾아서 재가공을 맡기는 과정에서 표면샌딩과 재아노다이징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처음온 기판을 전부 솔더링해서 완성하는가 싶었는데 문제가 있어서 결국 기판을 재주문 했습니다. 기판값이 두배로 들어간 셈이네요.

 

 키보드 하우징의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빨간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결국엔 빨강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물론 재아노다이징 전의 사진이기에 재가공 이후의 색감은 좀더 짙고 매력적인 색으로 변했습니다.

 

 물론, 빨간 하우징에 어울리는 키캡이 매우 소수이기 때문에 키캡을 선정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힘들었어요.

 

 키캡은 GMK Jamon (하몽) 입니다. 파코킷+자모넬티+파타네그라+스페이스바킷 기준 현재 35-4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키캡입니다. 솔직히 몇년전에 매스드랍에서 재고품을 풀었을 때 구했어야 하는데 망설이다가 놓치고 이제서야 구하게 되었습니다.

 

 키보드의 이름도 원래는 4K CC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솔직히 재가공, 샌딩, 재아노까지 전부하고 공들인 애정이 있다보니 새롭게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 커스텀 키보드의 이름은 꾸꾸 no.1입니다. 돼지는 꿀꿀하고 우니까 꾸꾸에요.

 

 이렇게 메인키보드를 맞추기 위해서 들어간 금액을 대략적으로 따져보자면

 

- 기본 하우징 360,000

- 재가공 100,000 (샌딩, 재가공, 재아노다이징등)

- 기판 100,000

- 스테빌라이저 13,000

- LED 10,000

- 스위치 40,000

- 키캡 350,000 (GMK Jamon)

- 튜닝 100,000 (스위치 krytox 107,105 / 스테빌라이저 permatex / 솔더링작업 / 흡음작업 / 인디케이터 스왑작업등)

 

 대략 107만 3천원 정도의 금액이 나옵니다. 튜닝이야 공방에 맡기는 것도 아니고 제가 직접 하는거라 금액에 넣은게 부끄럽기는 하지만 그간 튜닝해온 경험이 나름 많기에 넣어봤습니다. 근데 빼도 97만원 ...

 

 그래도 제가 할머니가 될때까지 평생 사용할 키보드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잘때도 안고 잘거에요.

 

 

 2. 75%배열 풀알루미늄, 가스캣방식 키보드

 

 서브키보드는 여러분에게는 조금 생소한 브랜드인 글로리어스의 키보드를 선택했습니다. GMMK PRO라는 제품인데요.

 

 

 지난 11월초에 예약구매를 시작한 제품으로 $169라는 비용에 걸맞지 않게 매니아들이 좋아할만한 스펙이란 스펙은 모두 때려박은 매우 독특한 키보드 입니다.

 

 6062 알루미늄을 사용한 스위치, 키캡제외 4파운드 무게를 가진 풀알루미늄 키보드 / 보강판의 알루미늄과 황동, 폴리카보네이트의 선택가능 / 75%배열에 가스켓 마운트 결합방식 / 맵핑이 가능한 물리 노브 / QMK VIA 지원 + 전용 소프트웨어 (와!) / 사이드 RGB와 키별 RGB 지원 / 5핀 스위치 체결이 가능하고 정방향에 핫스왑 (땜기판은 출시예정) / 스테빌라이저는 Clip-in, Screw-in도 지원 / 라마노브와 호환이 가능

 

 딱보기에도 미쳐버린 스펙을 가지고 있는 키보드기 때문에 수준높은 핫스왑 장난감 + TKL 배열이 아닌 다른 배열 + 브랜드가 만든 퀄리티라는 세가지 요소가 삼위일체가 되어서 제 마음을 흔들었어요. 예구가 시작되고 2분도 지나지 않아 주문을 완료해버렸습니다. 아마 내년 1분기에 받을 것 같아요.

 

 제가 포토샵으로 만든 컨셉사진을 보시면 알 수 있지만 굉장히 깔끔하면서도 이쁩니다. 호불호에 따라 75% 배열이 불편해보일수도 있지만 저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키보드에는 지금까지 모아놓은 키캡들 (GMK 하몽처럼 비싸진 않지만 소중한 컬렉션들... )을 끼우고 홀리치키 스위치 (신신청+헤일로스템)을 넣어서 사용할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가스켓 방식이기 때문에 넌클릭이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선택했습니다.

 

 

 3. 블루투스 5.0을 지원하는 68%배열 아래의 제품

 

  서브키보드의 서브키보드는 아직까지 미정입니다. 곧 출시될 레오폴드 660 bt가 될수도 있고, IKKI에서 만들고 있는 IKKI68 Aurora가 될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메인키보드와 서브키보드 두대면 더이상 들일 것 같지는 않네요.

 

 

 사실 제 기준에서의 "끝"에 다다르게 되니 약간 허무한 감도 있는 여정이였던 것 같습니다. 저랑 키보드에 대한 관점에선 정 반대의 생각을 가진 남편이 ⓐ 어짜피 키보드는 소모품이다 ⓑ 키보드 본연의 목적은 사용에 있고, 사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능이다 ⓒ 또한 QC에 있어서는 기업을 개인제작이 이기질 못한다 ⓓ 따라서 커스텀의 영역은 사치와 같다 라고 매번 하던말에 대해서 동의는 해왔지만 모른척 해와서 일까요?

 

 솔직히 말해서 현 시점에서 가장 괜찮은 스펙을 가진 커세어 K100, 스틸시리즈의 옴니스위치가 들어간 아펙스 프로같은 키보드를 구입하고 사용하는게 단순한 "사용"에는 걸맞은 것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성능 이전에 마음이 이끌리는 디자인이 아니였기 때문에 그 제품들을 구입하지 않고 다른길을 걸었습니다.

 

 솔직히 로지텍 무선 멤브레인 키보드를 가지고도 데스티니 가디언즈라는 게임에서 경쟁전 점수 5500점 만점을 받았고, 주위에서도 지인들에게 매번 피지컬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입장에서 키보드의 성능이란 평균이상만 해도 된다 생각했기에 디자인과 키감을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면 결국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니까요.

 

 지난 2년간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사는 지인이 가진 다양한 커스텀 키보드들도 만져보고, 다양한 기성품 키보드나 커스텀 키보드를 구입했다가 호다닥 방출하기도 하고, 다들 가지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커스텀 키보드의 선착순에 성공했는데 지인에게 양보하기도 하고... 그래도 해보고 싶은건 전부 해봤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론 내 마음에 드는, 내가 가장 만족할만한 키보드를 완성했다는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메인 키보드에 대한 진득한 리뷰과 후기는 조립을 마치고 이쁘게 사진을 찍어낸 뒤로 기약할게요. 메인키보드 다음에는 GMMK PRO도 남아있네요.

 

 여러분도 한번쯤은 나만의 물건을 가지는 취미를 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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